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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바디형태(바디모양)별 특징 - 디자인에 따른 음색차이

통기타 이야기/유용한 정보

by 둥근소리 2017. 12. 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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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기타 구입 요령'이란 주제로 글을 쓰려니 너무 길어질 듯 해서 주제를 조금 더 세부적으로 나눠보기로 했다. 첫번째로 기타를 구입하기 앞서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는 '내게 맞는 기타 고르기'다. 아무래도 악기이니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나야겠고, 디자인도 좋으면 더 좋겠다. 이 두가지 모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디 형태이다.

  언뜻 보면 기타 형태가 다 비슷해보이지만, 같아 보이는 바디 조차도 제조사에 따라 크기나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결과적으로 셀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바디가 존재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인기 있는 바디들이 생겨났고 어느 정도 보편적인 바디들이 정해졌다. 이 글에서는 그런 바디 몇 종류의 특징을 정리했다.


1. 드레드넛 바디(Dreadnought Body)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통기타 바디이다. 기타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통기타'라고 하면 드레드넛 바디를 떠올릴 만큼 표준적인 바디라 할 수 있다. 약 100년 전 마틴(Martin)사에서 처음 만든 이 바디는 크고 웅장하다 해서 전함 이름이었던 드레드넛의 이름을 땄다(줄여서 D바디라 많이 부른다).

  형태적 특징이라 하면 어께부분, 즉 사진상의 바디 상단부가 다소 넓고 각진 형태이다. 또, 다른 대부분의 바디들이 가운데 허리가 잘록한데 반해서 다소 펑퍼짐한 라인이다. 그래서 실제로 안아보면 더욱 더 크게 느껴진다. 

  큰 크기 만큼이나 성량이 크고, 저음과 고음의 밸런스가 좋다. 따라서 올라운드 플레이어에게 좋은 바디이지만, 스트로크를 했을 때 상당히 크고, 부드러운 소리가 나기 때문에 아무래도 스트로크 위주의 연주자에게 더 추천하고 싶다. 또, 본인의 취향을 잘 모를 때 역시 가장 무난한 선택이 될 수 있다.


2. OM 바디(Orchestra Model Body)

  시기로만 치면 드레드넛보다 먼저 등장했던 바디다. 역시 마틴에서 처음 고안한 바디이고, 오케스트라와 같이 웅장한 느낌을 낸다고 해서 오케스트라 모델, 즉 OM 바디라 불렸다. 바디의 크기와 모양만 봤을땐 마틴의 000바디와 OM 바디가 똑같다. 그 외 소소한 차이점들이 있는데 내용이 많아 다른 글로 대신하려 한다. 

  형태적 특징은 전체적으로 드레드넛 바디보다 작고, 허리부분이 매우 잘록하다. 바디의 깊이 역시 드레드넛 바디보다 얕아서 기타를 안았을 때 훨씬 편안한 느낌이 든다. 작은 크기만큼이나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여성들이나 이동 편의성을 고려하는 버스커들이 선호하는 바디이기도 하다.  

  작고, 깊이가 얕은 바디에서 오는 또다른 특성은 소리에 대한 빠른 반응성이다. 즉, 소리가 퍼져서 나오지 않고, 한음 한음 선명하게 잘 들린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멜로디가 주가 되는 고음이 도드라지기 때문에 솔로 위주나 핑거스타일 연주자에게 추천 할만한 바디다.  


3. GA 바디(Grand Auditorium Body)

  위 두 바디와는 다르게 마틴이 아닌 테일러가 유행시킨 바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테일러 모델명의 끝자리 번호는 바디의 형태를 나타내는데 그랜드 오디토리움 바디(이하 GA바디)는 4번에 해당한다(테일러 714, 814 등). 어쩌면 새로운 형태의 이 바디가 굉장한 유행을 하면서 지금은 마틴 외에 많은 브랜드들이 GA바디 기타를 생산하고 있다. 

  크기만 놓고 봤을 땐 드레드넛과 OM의 중간이다. 허리는 잘록하고, 엉덩이부분이 OM보다 더 크다. 바디 깊이도 OM과 드레드넛의 중간 정도이다. 위 사진과 같이 바디 상단부의 한쪽을 파놓은 형태를 커터웨이(Cut Away)라고 하는데 하이프렛을 많이 사용하는 연주자에겐 매우 편리하다. GA바디가 비교적 최신의 바디인 만큼 커터웨이 된 모델도 많은데 최근엔 어느 바디 할것 없이 커터웨이 모델이 많아지는 추세다. 하이프렛 연주감을 얻는 대신 저음 손실이 조금 있다. 이 역시 다른 글에서 논하겠다.

  GA바디의 음색을 장점 위주로 표현한다면 "명료한 고음을 유지하면서 OM보다 풍부한 저음을 가진다."가 된다. 단점 위주로 표현한다면 "D바디 보다 저음이 부족하고, OM바디 보다 고음이 선명하지도 않다."가 된다. 장점 위주의 글로만 표현한다면 이만큼 이상적인 바디도 없겠지만, 듣는 사람이나 연주자에 따라서는 이도 저도 아닌 소리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들이 선호하는 바디이지만, 개성을 못느끼는 사람도 많으니 많은 GA바디를 접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4. 점보 바디(Jumbo Body) 

  대중적인 바디 중에서는 가장 크다. 드레드넛과 OM바디는 마틴, GA바디는 테일러였다면 점보바디는 깁슨이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깁슨의 슈퍼점보 시리즈인 SJ-200은 영화 '어거스트 러쉬'에서 주인공이 사용한 기타로도 유명하다. 

  바디의 상부와 하부 모두 크고, 허리는 잘록하다. 드레드넛보다 조금 더 크고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이다. 바디 깊이는 드레드넛과 비슷하고, 허리가 잘록한 형태이기 때문에 의외로 연주자세가 많이 불편하지는 않다. 그래도 크기가 크기 때문에 장시간 연주시에는 불편함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키가 작고, 팔이 짧은 동양인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바디다.

  점보바디의 매력은 큰 바디에서 울리는 묵직한 저음인데 이 때문에 고음역이 묻히기도 한다. 따라서 고음역이 강조되는 메이플 같은 목재와 궁합이 좋다. 바디가 크기 때문에 소리가 퍼지는 경향이 강해서 스트로크에 더 어울린다. 당연히 묵직한 저음을 좋아하는 스트로크 위주의 연주자에게 어울리는 바디이지만, 목재 조합에 따라 굉장히 개성있는 소리가 나기 때문에 역시 연주하기 나름이겠다.


5. 팔러 바디(Parlor Body)

  굉장히 작고, 독특한 형태의 기타이다. 바디의 상부는 매우 좁고, 하부는 그래도 넓은 편이지만 전체적인 크기 자체가 매우 작다. 마틴으로 치면 0바디나 00바디가 여기에 해당되겠고, 깁슨은 L바디들이 되겠다. 이제는 아주 유명해진 코타로 오시오의 Twilight(황혼)도 팔러바디로 연주했다(아마도 깁슨 L시리즈). 

  외모만큼이나 소리도 특이하다. 작은 바디 탓인지 서스테인이 짧지만, 중음역이 강조된 독특한 소리 덕에 상당히 빈티지한 느낌이 든다. 이런 특징 탓에 범용으로 사용하긴 힘들고, 세컨 바디로 많이 쓰인다. 블루스 같은 특정 장르나 곡에서 독보적인 느낌을 내기 때문에 가지고 있으면 은근히 요긴하다. 게다가 작고, 가벼우니 여행용으로 쓰기도 안성맞춤이겠다.  


#내게 맞는 기타 고르기

  통기타를 고를 때, 본인이 선호하는 음색과 연주스타일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음색에서 가장 큰 방향을 결정 짓는 것이 바로 바디의 형태인데, 위의 내용을 참고하면 바디에 따른 음색 특징어울리는 연주스타일을 대충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다 기타를 만들 때 사용하는 목재(음향목)에 따른 음색 특징도 생각해야 하는데, 이 것은 다른 글에서 세부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음색 외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선택지가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체구가 너무 작은 사람의 경우 불가피하게 OM바디를 선택할 수도 있고, 여행을 자주 다닌다면 팔러바디와 같은 미니기타에 좀 더 관심이 갈 것이다. 또, 그다지 추천하는 바는 아니지만 단지 외모가 더 끌려서 선택할 수도 있겠다. 어찌됐건 용도와 스타일을 잘 파악해서 후회없는 선택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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