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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우드 대체목 틸리아를 사용한 통기타 - 시그마 OMT-1STE+

통기타 이야기/악기 리뷰

by 둥근소리 2018. 8. 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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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의 요청으로 오랜만에 악기점에 들렀다. 가용 예산은 30~40만원 정도였는데 기타가 좋다면 더 쓸 수도 있다고 있단다. 그래서 30만원 대부터 조금 더 비싼 기타들도 살펴봤다. 

  개인적으로 30만원이나 40만원 대 통기타는 시그마 기타를 많이 추천한다. 스펙만 놓고 보면 다른 브랜드보다 비싼 편이지만 만듦새나 소리를 들어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여느 때처럼 시그마 000R-1ST를 달라고 했더니 단종이 됐다고 한다. 예전부터 이 가격대에서 가장 많이 추천했던 기타고, 인기도 많은 기타로 기억하는데 단종이라니...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이내 단종이 된 이유와 새로나온 기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글은 정식 리뷰처럼 꼼꼼하게 쓴 것은 아니다. 대신 시그마 OMT-1STE+에서 달라진 점을 소개하고, 개인적인 연주 소감을 다뤘다.


외관 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시그마 OMT-1STE+는 정확히 OMR-1ST를 대신한다. 이렇게 멀찌감치에서 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같다. 상판은 기존과 같이 솔리드 시트카 스프루스다. 통기타의 상판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목재다. 


  후판을 봐도 로즈우드와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물론 나는 시그마의 로즈우드 기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를 느낄 수는 있었다. 

  측후판은 합판으로 되어있고, 사용된 목재는 틸리아(Tilila)다. 일렉이나 베이스에 많이 쓰는 베이스우드와 같은 수종이다. 음향목으로 나쁘지 않으면서 수량이 풍부하여 가격이 저렴하니 제조사의 입맛에는 잘 맞는 목재겠다. 


  글 시작할 때 언급한 000R-1ST와 OMR-1ST의 차이점은 너트의 너비다(각각 43mm와 44.5mm). 따라서 OMT-1STE+ 역시 너트가 44.5mm다. 손이 매우 작은 사람은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요즘은 핑거스타일 연주자들이 많기 때문에 굉장히 인기있는 사양이다. 


시그마 기타 모델명의 규칙

  시그마 기타의 모델명은 마틴과 매우 흡사해서 구분하기 좋다. 첫머리의 OM은 바디의 형태, T는 목재 이름 틸리아를 뜻한다. 1ST는 시그마 고유의 시리즈를 뜻하고, E는 픽업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방식으로 OMR-1ST는 로즈우드로 된 1ST 시리즈의 OM바디 기타다. 

  최근들어서 대부분의 시그마 기타에 붙어 있는 +의 정체는 아마 지판과 브릿지 때문인듯 하다. 아래에서 한번 더 언급하겠다. 


픽업의 성능은 그저 그렇다

  OMT-1STE+는 픽업이 있고, 사운드홀에 프리엠프가 있다. 요즘은 대부분 측판을 뚫지 않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식의 제품이 많이 나온다. 

  사운드홀에 부착하는 프리엠프들은 볼륨과 Phase(위상반전) 버튼만 있는데 반해 시그마는 3band EQ를 넣었다. 기대가 되는 사항이었지만, 출력도 음색도 그저 그랬다. 아마 내가 자주 쓰고 있는 픽업이 피쉬맨 프리미엄 블랜드라서 그리 느낀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EQ를 빼더라도 기본기가 더 충실한 제품을 장착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아쉽게도 OMT-1ST는 픽업이 없는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다. 입맛에 맞는 다른 픽업을 장착 할 수 있게 픽업이 없는 모델도 출시해주길 하는 바람이다.


제품명 속 +의 비밀은 미카르타

  대부분 저가 기타의 지판과 브릿지는 인디안 로즈우드로 제작 되었다. 그러나 로즈우드가 CITES의 부록2에 등재됨에 따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졌고, 대체목을 찾기에 이르렀다. 그 중엔 시그마와 같이 아예 목재가 아닌 재질로 대체한 경우도 있다.

  시그마에서 +가 붙어 있는 모든 제품은 지판과 브릿지를 미카르타로 제작한듯 하다. 기타에서 사용하는 미카르타는 종이로 만든 합성수지의 일종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종이의 재료가 목재이기 때문에 아예 목재의 특성이 없진 않다. 그러나 분명 목재와 울림이나 음색이 다르기 때문에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반면 표면이 에보니와 같이 깨끗하고 연주감도 좋았다. 이것을 업그레이드라 해야할지 다운그레이드라 해야할지 애매할 정도로 좋은 느낌이었다. 시그마도 이 점 때문에 과감하게 교체를 한 듯 싶다. 물론 교체 이유의 중심은 언제나 원가 절감이겠지만...


음색

  의외로 부드러운 음색에 깜짝 놀랐다. 로즈우드로 만든 000R-1ST와 비교 했을때 펀칭감은 다소 떨어지고, 더 부드러운 소리가 난다. 취향에 따라 더 좋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듯 하다. 탄화목으로 만들었다는 콜트의 올솔리드 신제품도 쳐봤지만(아마 콜트 Gold-O6 추정) 오히려 상판 솔리드인 OMT-1STE+의 소리가 날리지 않고 더 단정했다. 가격 차도 있었지만, 이 점이 시그마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다. 

  재미있는 점은 시그마의 저가 제품은 모두 콜트의 공장에서 OEM 제작 된다는 것이다. 즉, 위의 두 기타가 같은 공장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그러나 콜트 제품이 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너트 셋팅이 더 좋지 않았다. 시그마에서 QC 검수를 따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너트 셋팅에서 오는 음색 차이와 연주감도 구매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텐데 콜트도 조금 더 신경을 쓰는게 좋겠다.

  비록 이 가격대에서 시그마 로즈우드 모델을 더이상 구입할 수 없지만, 틸리아를 사용한 OMT-1STE+도 여전히 좋은 음색과 품질을 가지고 있다. 만약 40만원대 통기타를 찾는분이 있따면 자신있게 추천할 만한 기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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