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의 음색을 결정 짓는 요소'라는 큰 제목 속에서 브레이싱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눠쓰고 있는데, 그 정도로 양이 많고, 음색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지난 글에서 통기타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X브레이싱의 깎는 방식에 따른 음색 변화를 다뤘다면, 이 글에서는 브레이싱의 위치에 따른 음색 변화를 다룰 생각이다.
지난 글과 마찬가지로 이 글의 내용도 역사가 가장 오래된 브랜드인 마틴 기타의 브레이싱을 참고하여 작성한 글이다. 브랜드 마다 독자적인 브레이싱을 사용하고 있고, 그 종류가 너무도 다양해서 모두 언급할 수는 없다. 다만 브레이싱 방식에 따른 음색변화에 대한 느낌 정도는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 마틴의 스탠다드 시리즈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브레이싱이다. 마틴은 시대의 요구에 맞게 브레이싱을 변화시켜 왔는데 스탠다드 브레이싱은 가장 범용성이 뛰어난 브레이싱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스탠다드 브레이싱의 음색적인 특징을 설명하기 보다는 다른 브레이싱에 대한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
스탠다드 브레이싱도 깎는 방식에 따라 논스캘럽드와 스캘럽드 브레이싱으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마틴 D-28과 HD-28은 둘 다 스탠다드 브레이싱을 사용하지만 전자는 논스캘럽드, 후자는 스캘럽드 브레이싱이다. 그에 따른 음색 차이는 지난 글을 참고하면 되겠다.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은 스탠다드 브레이싱보다 앞으로 이동한 브레이싱이다. 위 그림에서 검은색 부분은 스탠다드이고, 빨간색은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이다. X 브레이싱도 앞으로 당겨져 있지만, 브릿지 아래에 위치한 톤바는 상당히 많이 당겨져있다. 그 덕분에 브레이싱이 없는 뒤쪽 공간이 넓어져서 상판이 훨씬 더 자유롭게 울린다. 이런 특징 덕분에 가볍고, 시원스러운 음색을 띈다.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은 스탠다드 브레이싱보다 시대가 앞선다. 즉, 현재 마틴의 빈티지급(빈티지, GE, 마르퀴즈 등) 기타에 많이 쓰이고 있다. 또, 그 기타들 대부분은 스캘럽드 브레이싱이 되어있어서 앞서 언급한 특징이 더 부각되어 있다.
재미있는 점은 2017년부터 스탠다드 시리즈인 D-28의 브레이싱을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으로 바꿨다. 그렇지만,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은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다른 기타들과의 차별화도 이뤘다. 쳐보진 않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음색을 지녔으리라 예상해본다. 이런 변화는 최근 빈티지 사운드의 유행과 맞물려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예전만큼 고품질의 목재가 부족해서 부족한 울림을 만회하려는 시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리어 시프티드 브레이싱은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과 반대로 브레이싱이 오히려 뒤쪽으로 밀려있다. 흔하지 않은 이 브레이싱의 특징은 한음한음 선명하고, 힘있는 소리가 특징이다.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과 정반대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의 특징인데, 이런점 때문에 핑거스타일 연주자들이 선호하기도 한단다.
지난 글의 2가지(논스캘럽드VS스캘럽드) 브레이싱법과 이 글의 3가지(스탠다드VS포워드VS리어) 브레이싱법의 조합만으로도 6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온다. 그만큼 한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브레이싱을 사용하고, 다양한 음색의 기타가 나온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여러 방식의 기타를 쳐보고 특징을 잘 파악한다면, 본인과 맞는 기타를 고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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