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정말 더워도 너무 덥다. 내년에 이사 갈 예정이라 한 해만 버텨보자며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는데 조금 후회 될 정도로 더운 날씨의 연속이다. 게다가 걸어다니거나 버스를 기다릴 땐 찌는듯한 더위를 이겨낼 재간이 없다. 자연히 학생들이 많이 가지고 다니는 휴대용 선풍기에 관심이 생겼다.
검색해보니 굉장히 다양한 휴대용 선풍기들이 있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처음엔 그래도 비싼 제품이 내구성이 좋겠지 싶어 2만원 근처의 제품들을 봤다. 그러다 고장 나면 다시 구입할 요량으로 반값 정도의 재클린 선풍기를 선택했다.
블루, 핑크, 민트 색상 중 민트를 구입했다. 세가지 색상 모두 파스텔 톤이고, 흰색과 조합되어 있어 은은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생각했던 것 보다는 크기가 작고 가벼웠다. 마음에 들면서도 한편으론 바람이 약하진 않을까 하는 의심을 품게 하는 크기다.
대부분의 휴대용 선풍기가 그렇겠지만, 버튼은 하나 밖에 없다. 바람 세기는 총 4단계인데 버튼을 누를때 미풍, 약풍, 강풍, 자연풍이 된다(개인적으로 자연풍은 참 쓸데없단 생각이다). 자연풍에서 한 번 더 누르면 선풍기가 꺼진다. 그리고, 어떤 단계에서든 전원을 꾹 누르고 있으면 꺼진다. 나름대로 불편함 없이 잘 설계 되어있다.
충천단자는 구형 안드로이드폰과 같은 마이크로 5핀이다. 나야 지금 쓰는 폰이 마이크로5핀이라 굉장히 편리하지만, 신형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을 사용하는 분들은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목걸이 끈과 USB to 마이크로5핀 충전케이블이 동봉되어있다.
오래 사용하면 날개에 때가 탈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열 수 있게 설계가 되어있다. 그렇지만 조악한 마감이라 혹시라도 부서질까봐 선뜻 열어보지는 못하겠다.
크기를 최대한 줄이려고 한 탓인지 날개와 보호 그릴 사이의 틈이 거의 없다. 선풍기 방향과 다른 방향의 바람이 불거나 선풍기를 흔들면 날개가 그릴에 닿아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린다. 물론 아주 살짝 닿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상의 문제는 없고 굳이 단점이라 하기도 힘들 정도다.
역시 이런 소형 기기들은 과열이 가장 큰 문제다. 햇빛이 뜨거운 야외에서 수 분 이상 강풍으로 작동 시켰더니 약풍 정도의 바람 세기로 성능저하가 일어났다. 아마 모터 과열와 배터리 과열을 막기 위한 장치인듯 하다. 생각보다 강풍을 오래 가동하지는 못하는 듯 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긴 매일 38도가 넘는 날씨니 무리도 아니겠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과열을 막는 장치가 잘 되어있는듯 해서 안심이 된다.
최고의 장점은 단연 저렴한 가격이다. 휴대용 선풍기가 절실했지만 그렇다고 성능에 대한 의구심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뜻 주머니가 열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베스트 셀링 제품이고, 만원도 안하는 가격이라면 투자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9,900원의 가격인데 나는 신용카드 청구할인으로 조금 더 저렴하게 샀다. 배송비만 없었다면 진짜 만원도 안되는 가격일 뻔 했다. 네이버 스토어에서 재클린 주식회사를 톡톡친구 등록하면 500원, 스토어찜을 하면 300원 할인 쿠폰을 준다던데 바로 적용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저렴한 가격의 연장선이겠지만, 이 가격에 크레들도 제공한다. 끼워보니 다소 팍팍하게 들어가는데, 헐거우면 진동이 생기기 때문에 이렇게 해둔 듯 하다. 책상이나 탁자에 놓고 쓰면 미니 선풍기처럼 쓸 수 있겠다. 다만 휴대용 선풍기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소리가 다소 크기 때문에 조용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사용하기 힘들다.
그리고, 선풍기 본연의 기능인 바람의 세기가 만족 스럽다. 앞서 언급한대로 고온 환경에서 과열되는 현상도 있었지만, 미풍이나 약풍도 바람이 제법 세서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내구성을 알아보려면 조금 더 써봐야 하겠지만, 지금으로선 왜 이제서야 산 것인지 후회될 정도로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야 말로 만원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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