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의 음색을 결정 짓는 요소는 굉장히 많다. 너무 많아서 모두 다 다룰 수는 없겠지만, 영향을 많이 주는 것부터 차례로 올리고 있는 중이다. 이번엔 앞서 올렸던 통기타 바디형태, 상판 음향목, 측후판 음향목, 스트링에 이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요소인 브레이싱에 대한 내용이다.
이 글과 함께 너트와 새들, 브릿지핀과 같은 파츠에 따른 음색변화에 대해서도 정리하고 나면 '통기타의 음색을 결정짓는 요소'라는 큰 제목의 글을 완성하게 된다. 또, 그 글을 바탕으로 통기타 고르는 방법과 같은 구매요령에 대한 글도 올릴 예정이다. 워낙에 큰 주제라서 글 하나하나 작성하는게 쉽지 않지만, 조금씩 정리되어 가는 재미가 나쁘지 않다.
브레이싱은 통기타 내부에 목재로 덧댄 살을 말한다. 브레이싱의 본래 목적은 기타의 내구성을 높이는데 있다. 내구성을 높이면서도 최대한 기타의 울림에 방해를 주지 않아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스프루스 계열의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목재를 사용한다.
상판과 후판에 모두 브레이싱을 하지만, 기타줄의 장력이 직접 걸리는 상판 브레이싱은 더욱 신경써서 해야한다. 게다가 연주에 따라 직접 울리는 상판이기 때문에 브레이싱 방식에 따라 음색도 많이 바뀐다. 따라서 내구성 향상과 음색의 변화를 위해 다양하게 브레이싱을 변화시켜왔다. 워낙 다양한 방식이 있기 때문에 모든 브레이싱을 다 다룰 수는 없고, 가장 역사가 오래된 마틴 기타의 브레이싱 몇가지를 다루면서 브레이싱 변화에 따라 음색은 어떻게 바뀌는지 정리했다.
성량이 비교적 작은 통기타의 약점 때문에 밴드에서 리드를 하기가 어려웠다. 자연히 연주자들은 성량이 더 커지길 원했고, 드레드넛 바디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량이 아직도 부족했기 때문에 미디엄게이지 스트링(기타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성량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되었지만, 미디엄 게이지 스트링의 높은 장력으로 인해 내구력이 문제가 됐다. 제작자들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을 도입했다. 위 사진과 같이 X자 모양의 브레이싱과 그 사이를 채우는 톤 바들을 많이 깎아내지 않고 사용해서 상판의 강도를 더 높였다(아래의 스캘럽드 브레이싱과 비교하면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브레이싱법이지만, 음색에도 꽤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중저음역(Mid-Low)이 다소 강해져서 소리가 더 묵직하게 느껴지고, 펀칭감이 좋다. 덕분에 성량도 더 크게 느껴지는데 이런 특징은 미디엄게이지 스트링과도 매우 잘 어울린다. 또, 소리가 퍼지지않고, 단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레코딩을 할 때 더 깔끔한 소리를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반면, 상판이 무겁게 울리기 때문에 에이징이 되기 전엔 울림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또, 기타가 무겁기 때문에 장시간 연주시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마틴에서는 D-28이 대표적으로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을 사용한 기타이고, 에릭클랩튼이 사용한 기타로 유명한 000-28 역시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을 사용했다. 또, D-35는 브레이싱 폭을 1/4인치로 줄여서(다른 기타는 5/16인치) 논스캘럽 브레이싱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울림을 더 극대화 하려는 시도를 했다. D-35가 저음으로 유명한 것은 후판의 3피스의 영향도 있겠지만, 브레이싱도 한 몫 하고 있다는 의미다.
스캘럽드 브레이싱은 논스캘럽드 브레이싱과 비교해서 X브레이싱과 톤바의 중간부분이 많이 깎여있다. 이로 인해 상판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좀 쉽게 울리는 장점이 있다. 대신 내구성은 논스캘럽드 브레이싱보다 다소 약한 편이지만, 미디엄게이지 스트링을 걸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
음색은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에 비해 소리가 다소 퍼지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또, 가벼운 상판 무게 덕분에 시원시원한 느낌이 난다. 단점이라면 솔로 연주시에는 퍼지는 음색 때문에 임팩트가 다소 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주 스타일에 따라 선호하는 브레이싱이 다를 수 있다.
D-28이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의 대표라면, 스캘럽드 브레이싱을 사용한 대표적인 기타는 HD-28과 OM-28이다. 또, D-41, D-42, D-45와 같이 D바디 최고사양 모델들과, HD-28V와 같은 빈티지 사양 기타들도 스캘럽드 브레이싱을 사용했다.
A프레임 브레이싱은 최근에는 잘r 사용하지 않는듯 해서 번외편 정도다. 위 두가지 브레이싱의 탑플레이트 대신 A모양의 브레이싱을 한 것이다. 또, 톤바도 하나로 줄였고, 위치도 브릿지쪽으로 붙여서 최대한 상판의 하단부가 비게 만들었다. 사이드 톤바 역시 하나씩 줄여서 최대한 극대화 했다.
이런식으로 만들면 울림은 좋아지지만, 상판의 내구성은 상당히 약해진다. 따라서 마틴은 이 브레이싱을 합판이나 마호가니 탑을 사용하는 기타에 사용했다. 상판을 합판으로 만들면 내구성은 좋지만, 울림이 줄어드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브레이싱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 글은 브레이싱의 방식에 따른 특징과 음색변화에 대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같은 방식의 브레이싱으로 위치만 변화를 준다면 어떨까? 브레이싱 방식 만큼이나 위치에 따른 음색 변화도 상당히 크다.
마틴은 스탠다드(Standard), 포워드 시프티드(Forward Shifted), 리어 시프티드(Rear Shifted)와 같이 브레이싱 위치도 다양하게 변화시켜 사용하고 있다. 원래는 이 글에서 모두 논하려 했는데 상당히 내용이 많기 때문에 속편에서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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